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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보기
☆☆ 사랑하는 엄마께 ☆☆
글쓴이 │
이윤희
등록일 │
2001-10-14
조회수 │
6039
가을의 국화꽃보다 아름답고 향기로운 사랑하는 어머니께.
어머니. 어머니의 못난 큰딸 윤희에여. 너무 오랜만에 어머니에게 드
리는 편지인 것 같네여.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벌써 어머니 좋아하
시는 계절. 선선한 가을이 왔네여.
이제부터 '가을'이라는 풍요롭고, 아름다운 계절은 점점 짧아진다고
합니다. 알고계시는지요. 마음이 아픕니다. 저두 가을을 어머니 만큼
이나 좋아하거든여.
어머니. 제가 '결혼'이라는 것을 하여 어머니의 그늘을 벗어난지도 벌
써 1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네요.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세월은 왜 그
리 빠르게 지나가는지요. 무엇이 그렇게 바쁘길래..
항상 어머니 애만 태우며 말도 듣지 않고. 자신이 결혼할 능력도 없으
면서 무턱대고 결혼을 선포하였던 저. 철없이 지냈던 지난날을 생각하
며 많이 반성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말 '타임머신'이라는 기계가 있어서 다시 지난세월로 돌아가고 싶
을 정도로 많이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와서 지난일 다시 끄집어 내어 무슨 소용 있겠습니까. 하지만 지
난세월 마음아프게 해드린 것 어머니께 고개숙여 가슴깊이 사죄드립니
다.
어머니는 항상 말씀하시지요. 자식이 아무리 큰 잘못을 하여도 어머니
라는 이름으로 다 감싸안아줄수 있고, 용서할수 있다고요.
이런 어머니의 말을 들을때면 어머니의 크신 사랑에 마음 한구석이 저
며옵니다. 이제부터 윤희는요 어머니께 효도하면서 살거에여. 지난날
불효를 반성하며 극진한 정성과 사랑으로 어머니 행복하게 해드릴겁니
다. 앞으로 지켜봐 주세요.
어머니. 요즘 우리 8개월된 유림이가 제법 "엄마" "아빠"하고 말을 합
니다. 그 조그만 입에서 말이 나오는 것이 너무나 신기하고 귀엽기만
합니다.
일요일날 아침일찍 손녀딸 보고싶을 어머니 마음을 생각하며, 유림이
를 데리고 어머니께 가면 속으로는 내심 기분좋으시면서 겉으로는 아
침 일찍부터 왜 잠을 깨우느냐고 하시는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보면
서 속으로는 얼마나 어머니가 하시는 말에 재미있어하는지 모르시죠.
어머니두 참. 좋으면 좋으시다고 표현하셔두 되요.
정말 이뻐여. 우리 귀엽고 사랑스러운 딸 유림이요. 어머니도 자신의
머리카락을 희생하시며 유림이에게 잡아뜯으면서 놀으라고 머리를 데
어주시곤 하죠. "아야! 아야!" 하면서 어머니가 유아스러운 목소리도
소리를 지르시면 결국은 까르르 웃음 터트리고 마는 유림이. 그제서
야 머리를 극적이시며 "아이구 힘두세다" 하시는 어머니. 저만큼이나
유림이를 사랑하시는 어머니.
제가 예전에 어렸을때도 그렇게 이뻐하셨겠져. 기억은 할수 없지만 제
가 정말 자식을 낳아 길러보니 어머니의 마음과 어머니의 사랑을 느낄
수가 있었어요.
돌아가신 아버지 나이 40세에 저를 낳으셨죠. 늦은 결혼후 얻은 저를
얼마나 다칠세라. 아플세라. 귀하게 키우셨는지 알수 있을 것 같습니
다.
아버지가 살아계셨다면 우리 유림이 얼마나 이뻐하셨을까여. 유난히
도 저를 많이 닮은 손녀딸보시면서 얼마나 행복해하셨을까여. 그 모습
을 보면서 저역시 얼마나 흐뭇해 했을까여.
하지만 저는 느낄수 있습니다. 직접 만져보고, 보실수는 없어도 하늘
나라 어디에선가 얼굴가득 환한미소 지으시며 우리유림이 지켜보고 계
시다는 것을. 넓고넓은 하늘나라 어디에선가 두팔벌려 우리 유림이 넓
은 가슴으로 안아주시고 항상 지켜주시고 계시다는 것을.
어머니도 아버지 많이 그리우시죠. 18년이라는 나이차이를 극복한 아
름다운 사랑.
힘들었던 사랑에 못 미치게, 그 사랑과 함께한 시간은 얼마 되진 않았
지만. 그 사랑하는 마음많은 영원하다는걸 윤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 생신이나 명절때면 어김없이 아버지 생각에 눈
물을 보이시쟎아요.
그런 어머니의 뒷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어머니는 모르
시죠?
어머니에게 휴지한장 뽑아서 건네는 저희들을 보시며 "너희들은 아빠
안보구싶니" 하시며 다시 눈물을 보이시는 어머니. 눈물 보이시는 어
머니 앞에서, 감히 약한모습 보이기 싫어서 애써 강한 모습 보이지
만 저역시 아버지가 얼마나 그립고 보고싶은데요.
제가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하자마자 아버지가 돌아가셨쟎아요. 저두 아
버지의 사랑 많이많이 받으면서 자라고 싶었다구여. 저두 아버지가 너
무나 보구싶다는거. 이제는 엄마 알아주세요.
결혼하시고나서 아버지의 시원한 그늘아래서만 부족한 것 없이 살아가
시다가. 그 그늘이 거두워지자 저희와 살아나가시느라고 고생이라는
고생은 자청해서 하신 어머니.
시장거리에서 악세사리 난전 장사, 식당 설겆이, 심지어는 남의집 집
안일 등 저같았으면 행여 아는 사람이 알아볼까 창피해 했던 일까지
가리지않고 하셨던 어머니.
편지를 쓰다보니 어머니께 용서받아야 할것이 또 한가지 생각이 났어
여. 어머니 시장에서 난전장사를 하실 때.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몇달 후였져.
저에게도 사춘기라는 것이 찾아와 시장거리에서 장사를 하시는 어머니
가 왜 그렇게 부끄러웠던지. 친구들과 시장에 나가는 날이면 일부러
어머니를 피해 뒷길로 돌아다녔을 정도로 철없었던 저.
이른아침 저희를 학교에 보내시고 나서 나가시면 밤 늦게야 돌아오시
는 어머니. 힘든 뒷정리를 혼자 하시는거 다 알고 있는데. 한번도 도
와드리지 못했던 너무나 철없던 저. 정말 부끄러운 저를 느낍니다.
어머니! 그 고생을 발판삼아 이렇게 성장한 저희들. 이제서야 고생뒤
에 숨겨진 노력과 눈물을 알 것 같습니다. 이제서야 그 고생 보답하
며 살아가고자 합니다.
뒤늦게 남아 어머니께서 저희들에게 베풀은 한량없는 사랑.그 사랑보
다 더 큰 사랑을 어머니께 보여드리며, 느끼게해드리려 합니다.
이제부터는 장성한 자식들의 그늘아래서 쉬게 해드리고 싶습니다.
그 그늘아래서 인생의 여유로움과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아가시게 하
고 싶습니다.
저희가 앞으로 어머니께 드리는 사랑. 마다하지 마시고 다 받아주셨으
면 좋겠습니다.
조금 있으면 사랑하는 어머니가 세상에 태어나신 날이 다가오네여.
매년 생신전에 무엇이 갖고싶으시냐고 물어보면, 괜히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하시면서, 쓸데없는데 돈 쓰지 말고 살아나가는데 보태서 쓰라
고 하시는 어머니.
그런말 곧이곧대로 믿고 여태까지 변변한 선물한번 챙겨드리지 못했네
요.
요번 생신에는 우리 유림이랑 케잌사가지고 겨울에 어머니 따뜻하게
해줄 좋은옷 한벌 사서 어머니를 기쁘게 해드릴거에여.
어머니. 항상 건강하세여. 항상 행복하시구여. 그 행복한 모습을 보면
서 저희들도 기뻐하며 살아갈수 있게 해주세여. 알았져?
이제는 그만 편지의 막을 내려야겠네여. 어머니. 진심으로 사랑합니
다. 정말 사랑해여.
앞으로 더더욱 잘할게여. 우리 유림이 앞으로도 많이많이 이뻐해 주시
구여. 그렇다고 윤희는 미워하시는거 아니시져? 괜히 한번 해본 소립
니다. 그럼 이만 쓸게여. 어머니.. 사랑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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