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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꼭 봐요.
글쓴이 │
최해영
등록일 │
2002-12-31
조회수 │
6135
공항 출구를 빠져나오던 언니.
40대라곤 믿기지 않을 만큼 세련되고 멋졌어요.
물론 알벗도.
너무 먼 곳에 있어서 언니를 언제나 볼 수 있을려나 했는데 아주 큰 선물을 받듯 언니를 보게 돼서 얼마나 좋았던지.
한국에 들어올지도 모른다고 말을 하던 그때부터 언니를 볼 수 있을려나 하는 큰 기대를 했었어요.
다행히 이렇게 언니를 보게 됐네요.
그런데 그렇게 멀리서 온 언니에게 따뜻하게 대접도 못해준거 같아서 계속 미안한 맘이 남는건 왜일까요?
설거지를 하면서 내가 그랬죠?
손님이 왔는데 설거지거리가 너무 없다고.
무의식적으로 나온 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왜그렇게 많이 못해줬는지.
진짜 왜 그랬죠?
아침에 일어나서 청소만 후다닥하고 공항으로 바로 간다고 준비를 못했다고 이유를 대면......하고도 생각해봤어요.
개구장이 알벗이랑 민성이랑 싸우면서도 너무 잘 놀아서 그것만으로도 흐뭇하기도 해요.
둘다 생긴 것부터 어찌나 개구지게 생겼는지.
난 알벗이 늦동이라 언니가 아주 애지중지하면서 키울줄 알았거든요.
근데......후후.......야단칠때 매섭게 야단치는 모습보고 언니가 더 좋아졌었다고 말을 할께요.
12일에 다시 호주로 돌아간다고 했죠?
가면 내년에도 또 한국에 들릴 수 있을까?
또 부산으로 와서 나랑 만날 수 있을까?
먼 이국에 있다보니 영원한 이별이 될까 아쉬움만 남아요.
그래서 그런지 맘껏 대접해주지 못한 내가 더 바보 같기도 하구.
참, 네식구 오면서 짐도 많았을 텐데 민성이 옷은 왜 다 챙겨오셨어요.
무거우셨을 텐데.
옷을 정리하면서 자꾸 미안했더랬어요.
알벗이 입었던 옷이라고 했지만 너무 깨끗하고 속옷에 두툼한 외투까지.
이번 겨울 민성이 잘 입히고요, 내년에 민수랑 연호한테 이쁘게 물려줄께요.
언니.......
한국에 있는 동안 감기 조심하구요.
그리고 시드니 돌아가셔서 언제나 건강하시구요.
2003년에도 언니에게 좋은 일이 많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알벗도 잘 키우시구요...ㅎㅎ
ps...언니에게 선물을 보내고 싶은데 잘 될련지 모르겠어요.
안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렇게 편지를 쓰게 되니 너무 좋네요.
난 언니랑 11살 차이가 난다는게 믿기질 않아요.....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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