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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께 하지 못한말~~~
글쓴이 │
구해옥
등록일 │
2005-10-27
조회수 │
6370
아버님..
어제밤 거나하게 취하신 목소리로 손주 녀석들 보고 싶어 전화주셨죠??
어머님이랑 고인돌 축제에 다녀오셨다구요??
저희들이 모셔야 하거늘..하나뿐인 아들과 못난 며느리는 너무 멀리 있다는 핑계로 제대로된 여행한번 시켜 드리지 못하네요..늘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아버님..
집 앞을 조금만 벗어나면 여기도 황금빛 일렁이는 벌판이 보인답니다.
오늘 여진이 소풍준비로 마트에 가는길.
논밭에서 땀흘리며 일하시는 또다른 저의 아버님을 보면서 강화에 계시는 아버님 어머님 생각이 났답니다..오늘도 우리 아버님도 새벽녁부터 밤 늦게까지 허리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구슬땀을 흘리실걸 생각하니 가슴 한켠이 싸~해 지더라구요..올해 칠순이 되시는 울 아버님..이렇게 일만 하시면 안돼는데...
정말이지 하루에도 몇번씩 부산으로 오셔서 함께 살고프지만 고향을 두고 오시는것이 그리 쉽지는 않는 일인것을 잘 알기에 제대로 말한번 꺼내보지 못했네요.
아버님..
2년전 친정 아버님을 하늘 나라에 보내고,
저는 다짐했었습니다. 하늘나라에 계신 친정 아버지처럼 아버님을 따르겠다고..
그래서 친정아버지의 빈 자리를 아버님을 통해 메꿔 보려는 욕심도 부렸었고요..
친정 아버지도 이맘때즘 돌아가셨잖아요..추석 이틀전에요..
그래서 저에겐 이 가을이 너무도 가슴 시리도록 아픈 계절입니다. 울 아버님도 허리 한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일하셔서 많이 힘든 계절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저의 하나뿐인 신랑과 결혼한것도 이 가을이랍니다.
올 10월 29일은 저희들 결혼 5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해요..
결혼하고 알게 된 사실이지만,,
아버님께서 저를 며느리로 탐탁지 않게 여기셨다면서요??
처음엔 그 사실이 너무도 서운했지만,,여러해 아버님께서 제게 쏟아부어주신 그 사랑으로 그 서운함도 잊었어요..
이제 저희도 둘에서 넷이 되었어요..
저의 단 하나뿐인 신랑을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울 아가들 너무 이뻐해주셔서 감사하고, 못난 며느리 항상 사랑으로 보듬어 주셔서 감사해요..
아버님..
가을에....
더 많이 사랑해 드리고 싶고...
더 많이 아버님 사랑속에 있고 싶어요..
아버님에겐 늘 이 며느리가 있음을 기억해 주시고,
저또한 아버님이 아닌 저의 아.빠로 늘 기억하며 지낼께요..
건강 조심하시고, 울 어머님도 많이 많이 사랑하면서 올 가을 지내기로 해요..
나의 하나뿐인 아버님.
진정으로 사.랑.합.니.다....
사.랑.합.니.다.................
2005년 가을 못난 며느리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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