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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나의 이야기.
글쓴이 │
이승창
등록일 │
2007-07-28
조회수 │
6868
미치도록 화가 나면, 담배 하나 입에 물고 한숨을 푹푹 쉬게 됩니다. 잠 못 이루는 새벽이네요. 낮, 밤이 바껴서 생활하는 저에게는 사계절이 뚜렷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 가슴에 도끼를 찍는듯한 고통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습니다. 또 자아의 정체성이 흔들리면 곤란하므로 스스로 괜찮다, 위로하고 있습니다.
상처라는 말에는 구역질이 납니다. 피 묻은 바위, 라고 표현해도 될 듯합니다.
27일부터 29일까지 저희 구에서 축제를 하고 있습니다. 유명한 가수, 댄서, 아나운서, 카메라맨, 국회의원님들.
어제는 축제에 참석을 했지만 오늘은 움직일 때마다 위가 찢어질 듯 아프기도 해서 어머니 혼자 가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1시간도 안 되서 뚝방길(축제 장소)에서 집으로 들어오신 것이었습니다.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왜, 이렇게 빨리 왔냐고 물었더니, 어머니께서 (1년 전에 잃어버린 강아지) 멍순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멍순이와 아주 비슷한, 너무 똑같은 강아지를 뚝방길(축제 장소)에서 봤다는 것이었습니다. 40대 중반 부부가 애지중지하게 강아지를 끌어안고 있었는데, 그 강아지를 자세히 보니, 꼬리 잘린 것도 똑같고 눈도, 입도 다 똑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여서 아름다워 보여서 말 한마디조차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어머니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면 말 좀 해보던 가지, 왜 바라보기만 했냐고, 미친 거 아니냐고 소리를 지르면서 대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갔습니다.
뚝방 트랙(축제 장소)로 걸어가는 동안, 작년 11월19일, 멍순이를 잃어버렸던 날이 떠올렸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보니, 멍순이가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멍순이를 데리고 산책 나가다가 잃어버린 것이었습니다. 그 날, 저는 아버지에게 화를 내며 발길질을 하고 욕을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동안 멍순이를 찾으러 동네를 구석구석 뒤져보았지만 멍순이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버지 사이에서 벽이 아주 커다랗게 생겼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허물어 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진리는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실천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 날 이후로 멍순이는 죽었다, 죽었다고만 생각하고 지워내느라 아주 힘들었습니다. 멍순이는 18년 동안 저의 친구이자, 동생이자, 딸 같은 존재였습니다.
뚝방 트랙(축제 장소)로 가는 동안, 정말 멍순이가 살아있을까,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그 부부가 애지중지 한다, 배에 혹이 커다랗게 있었는데 그걸 수술 해 준것 같다, 어쩌고의 어머니의 말을 들으니, 참 잘 되었다,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와 함께 살았더라면, 수술비 때문에 배에 있던 종양도 수술해주지 못했을 텐데요. 그래서 제발 멍순아, 살아있어라, 하고 뚝방길로 가는 동안 눈에 힘을 주며 사방을 둘러보았습니다.
한번만이라도, 그 부부와 함께 살아도 좋으니, 한번만이라도 정말 살아있는지, 보고 싶었습니다. 자장면도 조금씩 그릇에 담아 주면 잘 먹던, 멍순이. 진짜 보고 싶어서 눈물이 왈칵 쏟아지려는 것을 참고, 또 참았습니다. 초라함과 비참함이 가슴 속에서 꿈틀 거리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동물병원에 같이 갔을 때는 그 배에 종양이, 멍순이 나이 때문에, 마취가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잘 이겨내고 수술 받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뚝방 트랙에 도착하자 영화제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많은 사람들 속에서 어찌 그 부부를 찾을 수 있을까. 혹시 나를 지나쳐간 것은 아닐까. 멍순이를 못 본지 거의 1년이 다 되어가는데, 못알아보면 어찌할까. 하는 생각들이 머리 속에 빙빙 돌았습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가 포기하는 마음으로 육교 쪽으로 가고 있는데, 멍순이와 정말 비슷한 강아지가 부부와 꼬마(부부의 아들)에게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니, 정말 비슷해서 눈가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런데 만져보니 멍순이가 아니었습니다. 그 강아지는 젊은 포메라이언이고, 멍순이는 늙은 포메라이언 입니다.
- 이 강아지, 너희 것이니?
- 네. 그런데요?
- 아, 내가 예전에 강아지를 잃어버려서... 강아지 몇 살이니?
- 이제 한살이에요.
- 아 그렇구나. 진짜 이쁘다...
퉁명스럽게 말하는 꼬마아이에게 미안해서, 강아지에게 손을 떼고 육교로 가지 않고 트랙으로 가서 한숨을 푹푹 쉬다가 어머니에게 전화를 해서 화를 냈습니다. 아니잖아, 아니라고. 엄마가 본 거 옷 입고 꼬랑지 잘린 강아지 맞지? 이거 한살이라잖아. 멍순이를 몰라? 멍순이 잊어버렸어?
화를 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순간, 어머니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작년 11월19일은 제가 살아오면서 정말 아주 힘들었던, 가슴 아팠던 날이었습니다. 부모님과 사이가 안 좋은 저로써는 집에 오면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겨주는 멍순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으니까요. 늙어서 다리에 힘도 없고 병 들었던 멍순이 였습니다. 그래서 죽더라도 제가 묻어주고 싶었습니다. 작년 11월19일은 기말고사 시험기간이어서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 때 일이 오늘 자꾸 떠오르고 해서 잠도 안오고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네요. 더 이상 상처 타령 좀 그만하고 씩씩해져야 겠습니다. 뚝방길 입구에는 장미꽃이 춤을 추고 있습니다. 아까 향기를 맡아 봤는데 담배 향기보다, 커피 향기보다 더욱 향기롭고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네요. 이참에 담배도 끊고 커피도 끊고 규칙적인 생활을 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문학박사가 꿈 입니다. 09년도에 대학원 진학 할 것 같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인생 공부 했다 생각하고 문학 속에 풍덩 빠져 커다란 물고기 건져야 겠습니다. 큰 나무가 되려면, 학점 보다, 공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 가족인데. 어찌하면 화목하게 잘 지낼 수 있는가, 마음의 문은 어찌 열어야 하는가,를 진지하게 탐구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거실 테이블에 장미꽃 한바구니 있으면, 더 행복해 보이지 않을까, 기분이 올라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글 남겨봅니다.
장미꽃처럼 진하고 향기로운, 진정한 껍데기 같은 화해 자리를 스스로 만들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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