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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
글쓴이 │
김금옥
등록일 │
2009-08-18
조회수 │
6754
엄마!
오늘 출근해서 하루종일 엄마한테 화내고, 짜증낸것때문에 일이 손에 안잡혀서
용기를 내어 편지를 씁니다.
엄마! 죄송해요..
이 딸을 위해 평생 자식처럼 지어온 농사까지 접으시고 손주를 봐주시러 우리집에 오셨는데
고맙다는 말은 안하고 자꾸 짜증내고 엄마 속상하게 하고...
둘째 유진이도 돌봐주시고, 지금은 셋째 혜진이까지 봐주시느라 얼굴에 주름만 느신 엄마...
어제도 그러면 안되는데....
퇴근해서 들어오는 나에게 엄마가 셋째 혜진이 배고파한다기에 냉장고에 있는 모유 먹이려고 준비했는데 ...
혜진이가 먹을 생각안하고 놀기만 하니깐 혹시나 회사에서 눈치보며 유축해온 모유를
못먹이고 버리게 될까봐 아까운 마음에 엄마한테 혜진이 배도 안고픈데 배고프다고해서
모유 상해서 버리게 되면 어떡하냐고 몇번씩이나 화내서 죄송해요..
딸이 몇번이나 화내도 아무말 안하시고 묵묵히 들어주시던 엄마...
내생각만 해서 죄송해요..
새벽에 밥해주시는것도, 청소, 빨래 해주시는것도, 이제 백일되는 혜진이까지 봐주시는것도 힘든데 용돈을 많이 드리지도 못하면서... 친정엄마라고 편하다고 말 함부로 하고, 엄마 맘 상하게 하고 엄마 눈물나게 해서 죄송해요...
시집 보내면 편할줄 알았는데 시집가서까지 엄마 붙들고 안놔줘서 죄송해요...
나힘들다고 엄마 힘드신건 생각못하는 이딸이 뭐가 이쁘다고 오늘 아침에 밥 못먹고 부랴부랴 두아이 데리고 출근하는 나에게 옥수수 쪄서 가방에 넣어주시는 엄마....
친정엄마 .....
이제부터는 엄마한테 말 함부로 해서 속상해 하지 않도록 조심할께요..
엄마도 화나면 저한테 화내세요... 속으로 삭히시면 병되요..
엄마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철없고 승질 드러운 세째딸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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