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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건강 챙기세요!
글쓴이 │
김혜선
등록일 │
2010-07-02
조회수 │
6607
엊그제 봄같더니 그새 여름이 온갖 소리들을 끌고 성큼성큼 와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눈깜짝할 새 가을이 올 수도 있겠다 싶어 너무 늦지 않게 펜을
들어봅니다.
벌써부터 노오란 은행잎만 어른거리기 시작하네요.
매미들이 퇴장하기도 전에 쓰르라미는 섬돌 아래서 쓰르르 쓰르르 울고 벚나무
이파리들은 져내리고 잣나무 숲에서는 청설모들이 푸른 잣을 갉아먹느라 우드득
우드득 소리내는 계절. 가을이 오는 숲속에는 소리들로 소란스럽기 그지없어 제법
운치있다고 생각했건만....
이젠 아버지를 닮은 노오란 은행잎만 떠올릴 수 있어 불현듯 슬퍼지기만 합니다.
삶은 또 하나의 사랑같아요. 그래서 누구나 사랑을 하면 시인이 된다고 하잖아요.
시는 하나님을 부르는 소리와 닮아있다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고백을 묵묵히
쓰다듬어보면 용케도 마음안에 고이는 것들이 전부 아버지와 관련된 추억들인 거
모르셨죠!
초등학교 땐가? 한번은 자전거를 배우고 싶다 했더니 그 다음날 자전거 사다 주시고는
그저 고요히 지켜봐 주시길래 열심히 노력한 끝에 동네 전체를 돌아다녔던 기억이
새록새록 하네요.
지금보다 더 잘타면 오토바이 사주겠다며 호언장담 하시던 모습에서 나는 왜 사랑을
발견하지 못했을까 싶어 마음이 참 아픕니다.
다치지 말고 조심조심 하라는 무언의 당부를 까마득히 모르고 살았으니...........
어린 자식이 변변치 못한 부모 때문에 기죽을까봐 무뚝뚝하게 라디오를 내밀던 모습
또한 기억합니다. 그 시절에 줄곧 들었던 보이즈 투맨의 낯익은 선율이 두고두고
가장 큰 울림이 된 것도, 모두 다 아버지의 충만하되 요란스럽지 않은 애정과 관심
덕분인가 봅니다.
그런데 저는 무엇 하나 해드린게 없었어요. 도리어 고독하게 하고 사무치게 외롭게 해서
스스로 덧없는 존재가 되도록 자꾸만 부추기진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여름 지나 가을이 오면 아버지를 향한 사랑에 눈을 뜨겠지 천천히 음미해보려 했건만
벌써부터 내 안은 고요해지려 합니다. 눈물이 글썽이는 건 참을 수 있지만 불효는 어떤
식으로나마 용서받아야 할까요? 이런 식의 참회는 중년쯤에 하고 싶었거든요.
아무래도 못난 마음이 주인 말을 듣질 않으려는 모양입니다.
내 안의 가난이 나 자신이라면 내 안의 천국은 이토록 형편없는 사람을 누나랍시고
딸이랍시고 존중해주는 식구들의 변치않는 믿음이겠지요^^
아버지,지금 어디에 머물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생일이 가까워지다보니 보고싶음을
감출 수 없어 이렇게나마 편지를 띄워봅니다.
저는 당신을 닮아 아직까지도 융통성 없고 세상물정 모르는 사람으로 간주되고 있어
어머니에게 툭하면 혼이 나곤 해요. 뭐든지 적당히 해야 하는데도 말이죠.
가능한 술과 담배는 하지 마시고요.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속내를 이야기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는 일이다 생각하시고 용기내어 보셨으면 해요.
매섭고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 와도 그 뿌리는 결코 시들지 않고 단단한 대지 아래서
잠든 채 창조의 생명을 기다린다는 이야기를 어느 책에서 전해 들었어요.
거센 비바람이 와도 거역하지 않고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꺾이지 않는다는 건 서로서로
사랑하는 사이에서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어요.
어머니와 동생과 저는 잘 살아내고 있으니 염려하지 마세요. 비록 가진 것이 없어 고생을
하고는 있지만 우리 세식구 아버지 없는 빈자리를 보듬어가며 감사와 행복으로 매일매일
삶에 뛰어들고 있거든요. 아버지를 지금에서야 마음으로 껴안을 수 있다는 것은 제게도
무척 행운인 듯해요. 그러니 아무쪼록 행복하셨으면 좋겠어요. 맏이는 그것만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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