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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보기
사랑하는 엄마께
글쓴이 │
김혜선
등록일 │
2014-05-13
조회수 │
4141
엄마, 봄을 지나 벌써 여름향기 나는 계절이 오는듯 해요 . 냉장고에서 밑반찬들을 꺼내며 엄마를 생각합니다. 겨울 을 앞두고 달력이 가벼워질때마다 담가주신 김장김치는 유난히 맛이 좋았어요. 왜 그럴때면 영락없이 감사하다 는 말한마디 드리지 못했는지. 툭하면 그럴듯한 핑계로 김장하는 데 얼씬도 하지 않아 엄마에게서 풍기는 기분좋은 반찬냄새가 그리워지곤 했답니다. 언제부턴가 철이 들기 시작하자 코끝이 시릴만큼 추운날 이 낭만적이거나 동화다운 구석이 없더라고요. 동장군을 외면하고서 김장을 해야하는 노파의 현실...... 어쩌면 엄마의 분냄새가 지워진 자리였을까?
얌체같은 딸이 신경쓸까봐 집안에서는 숨조차 죽이시는 엄마. 장염으로 입원하셨을때 얼마나 두렵고 막막했을까 요. 생각해보면 엄만 사고가 나서 위독할때면 도리어 담 담하셨죠. 내병은 내가 잘알고 있으니 아무렇지 않다고 말씀하셨잖아요. 늘 하얀 쌀밥에 김치 한 보시기를 꺼내 보약이듯 드시던 엄마 ...... 그래서 한번은 나도 물에 만 밥에 엄마가 담가 놓으신 잘 익은 김장김치를 손으로 찢어 입에 넣으니 갑자기 알수 없는 눈물이 고이더군요. 여러가지 감정들... 이제는 내 가 엄마의 보호를 받기보다는, 어쩌면 이 김치가 어리석 은 나를 향한 엄마의 손맛이 밴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생 각이 들었나 봐요.
잘 익은 김치 한 조각을 입에 넣는 순간, 그때마다 저는 엄마! 라고 수없이 부르지 못했고 찾지 못했을까요! 엄마는 아무리 아파도 아픈 척을 안 하고 엄살을 떨지 않 는 분이지요. 그건 엄마가 남편없이 자식들 키우는 어머 니라는 뼈아픈 자각 때문이라는 걸 저는 알아요. 치매로 외할아버지가 사망하신후 엄마는 세상에 대고 엄살을 떨 면 안 된다고 생각하신 듯했어요. 그래서 사람살이의 그 어떤 소용돌이도 덤덤히 받아들이신 거지요.
그냥 하루하루 엄마가 이 세상에 계시다는 것만으로 기 운이 나요. 비록 올해 제가 장애판정을 받고 부득이하게 불효를 저질렀을지라도 말이죠. 그러고보면 아직도 저는 엄마의 손길이 정말로 많이 필요한 부족한 딸이에요.
사법고시를 준비하던 친구가 허릿병으로 앉아서 공부하 기가 힘들어 판검사 꿈을 접고 장사를 시작했다고 해요. 그 친구를 보고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걷고 앉고 밥 먹는 당연한 일, 그 일이 요즘은 정말로 고마워요. 사람만나 이야기하고 일하고 하는 것 역시 무척 고마운 일이었더군요. 밥벌이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건강도 고 마운 일이잖아요. 하루 종일 TV 보고 누군가와 수다를 떨고 만화책을 읽느라 고단할지라도 이제는 그러한 일상 마저 정말 고맙습니다.
엄마 생전에 아픈 당신을 부축하고 다녔던 시간이 지금 생각하니 고맙고 고맙습니다. 아버지 근무지로 같이 걸 어가며 엄마 얼굴이 못먹고 병에 걸린 소말리아인 같아 아무말도 할수 없었지요. 절름거리는 한쪽다리때문에 마 음이 돌덩이 같았습니다. 지금까지도 남아있는 엄마의 체취를 느낄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부축하는 일은 그 사람과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자리에 있어야 하 지요. 엄마를 부축하면서 걸었던 시골스러운 삼례거리 또한 고맙기만 합니다.
그런데 엄마, 왜 저는 몰랐을까요. 늦은 점심을 허겁지겁 먹다가 체해서 구토를 했던 게 불과 몇일 전인데, 저는 왜 몰랐던 걸까요. 저도 아플수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엄마 당신의 하고 많은 잔소리들을 품은 가슴에 겸손할 謙자가 각인되는 요즘입니다. 엄마, 혹시 그걸 저에게 알 려주시려고 세상이 저를 아프게 하신 건가요. 너무 교만 하고 건방지고 잘난척했던 제게 이제 인생의 전환점을 한 번 찍어주시려는 건가요. 지나가는 사람들 한 명 한 명이 다 고맙습니다. 그들을 바라보는 제 마음에 또 한번 겸자를 새깁니다. 파란불이 켜진 신호등에서도 갑자기 차를 밀고 들어오는 운전자에 게 서슴치 않고 욕설을 퍼붓는 것이 아니라 이해와 양보 를 건네고 있는 나를 보게 되더군요.
곧있으면 뙤약볕에 수박향기 진동하는 여름이겠네요. 여 름이면 지루하게만 느껴지는 장마철 또한 무시할 수가 없잖아요. 저는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엄마의 잔소 리들을 새겨들으며 스스로의 고통과 아픔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나. 저를 포함해서 사람들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당연한 고마움을 잊고 삽니다. 그 런데 고마운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니 지금 이 시간이 얼마나 귀중한지 알게 되더군요.
제가 사막 한가운데 떨어진다해도 이 세상에서 맘놓고 그리워할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엄마.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나의 엄마, 건강하게 오래 사셔야 해요. 외롭고 힘들 때 저절로 터지는 말, 엄마. 미숙하고 뻔뻔해도 부를수 있는 당신. 엄마, 엄마, 사랑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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